알고케어 BizOps 유석영 프로의 이야기
알고케어는 2019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알고케어는 헬스케어 인공지능, 영양관리 가전을 포함한 인간의 영양건강을 관리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사람의 영양건강을 완벽하게 케어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비전만을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형태의 솔루션으로 만들기까지 기업의 규모와 특성 역시 역동적으로 변해왔습니다.
알고케어는 조직문화를 포함한 시장 변화에 따른 경영 방식 변경 제안에 비즈옵스(BizOps) 직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잠깐, 비즈옵스란?
비즈옵스란 Business Operations의 약자로 사업 운영 전반에 걸친 문제를 해결해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실리콘밸리 소재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비즈옵스는 인사, 제품, 세일즈, 마케팅, 재무,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문제를 해결하고 각 분야의 문제 상황을 얼라인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 제안합니다. 그러니 누구보다 조직을 잘 이해하고 경영진과 함께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알고케어의 비즈옵스 담당자 유석영 프로님은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알고케어의 조직문화를 포함한 경영 체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AI 기반 1:1 맞춤 영양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알고케어의 전략파트 리더이자 비즈옵스(BizOps) 포지션을 담당하는 유석영 프로입니다. 이전에는 초기 액셀러레이팅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스타트업의 겪는 문제를 듣고 이를 해결한 경험이 있어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성이 있지만 구조나 체계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비즈옵스란 직무로 자연스럽게 업무를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회사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땐 조직문화와 인사를 담당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합류하던 당시 알고케어는 초기 비즈니스 단계로,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오퍼레이션 업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비즈옵스 포지션을 역제안했고 지금까지 알고케어의 유일한 비즈옵스로 일하고 있습니다.
비즈옵스는 간단히 말하면 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요.
보통 비즈옵스는 데이터 기반으로 사내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 해결하는 사내 컨설턴트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알고케어는 규모가 작으니 데이터라고 할 게 없어서 이와는 조금 다르고요. 제가 목표로 삼은 건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조직을 만드는 것이고, ‘비즈니스 성공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였습니다. 그래서 대표님이 기대하는 채용, 조직문화, 업무 체계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정부지원사업, IR 투자, 세일즈, 파트너십, 서비스 운영, 사업 전략 기획 등 미니 CEO처럼 대표님과 같이 합을 맞추며 일했던 것 같아요.
처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을 시작하게 된 건 컨설팅이 아닌 ‘코칭’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컨설팅과 코칭은 다르거든요. 컨설팅은 컨설턴트가 생각하는 정답을 뽑아서 제안해준다면, 코칭은 당사자가 문제를 더욱 잘 해결할 수 있게 돕는 방식이에요. 사실 창업은 아무도 답을 모르니 스스로가 잘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고, 저는 그런 방법론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액셀러레이팅이나 코칭 비즈니스가 갖는 본질적인 한계에 아쉬움이 있었어요. 사람이 바뀌고 성장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비즈니스에선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대상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 보다는 눈 앞의 성과에 필요한 일을 하게 되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사람이라도 구조와 체계, 문화에 따라 퍼포먼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옵스 포지션에 마음을 두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알고케어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 느꼈고, 미션과 비전도 마음에 들었어요. 일단 대표님의 꿈이 정말 크고, 이 분은 그 꿈을 어떻게든 이뤄낼 분이라는 생각을 처음 본 날 느꼈고요. 그 꿈이 헬스케어 시장의 판을 바꾸는 일인데, 충분히 매력적이고 멋진 일이라 생각해서 세상에 내 흔적을 남길 수 있겠다 싶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인데, 알고케어의 정지원 대표님은 세계에서 가장 패스를 잘하거나, 슛을 잘하는 선수는 아니더라도 무조건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걸 해내는 사람입니다. (웃음)
제가 알고케어 입사 전부터 업무 방법론이나 조직 체계에 대한 생각을 브런치와 퍼블리에 글로 올리곤 했어요. 정지원 대표님께서 그 글을 보시고 이메일로 만나자고 연락을 주셨어요. 그때가 2020년 7월, 알고케어가 창업한 지 1년이 조금 안 됐을 시점이에요.
가벼운 티타임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대표님이 변호사이다 보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딱딱한 변호사님이 나오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곳에 가보니 일단 장소 자체가 되게 오래된 건물 1층의 카페였고요. 처음 마주한 정지원 대표님 모습도 굉장히 수더분한 모습이었어요. 안경을 쓰고 한숨 푹푹 쉬면서 걸어오는데 한쪽 손에는 공주 캐릭터가 그려진 스케치북을 들고 나오셨어요. 대표님이 꼭 안고 들고 온 스케치북 속에는 대표님께서 당시 고민하는 조직 내부 문제점만 4-50개 정도가 적혀 있었어요. 그때 ‘이분 큰일이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도와드려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당시에 일을 쉬고 있던 시점이라 2주 정도 인하우스 컨설턴트처럼 프로젝트 형태로 알고케어의 체계를 잡는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레벨업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매일 출근하며 업무 운영 체계를 하나씩 같이 잡아나갔습니다. 대표님께서 꾹꾹 눌러 적어온 대부분의 고민이 ‘업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효율적이지 않다’거나 ‘업무 히스토리가 아카이빙 되지 않는다’는 등 기본적인 업무 체계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때 제가 가장 주안점을 둔 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허울만 좋은 뻔한 것들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때의 알고케어는 지금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조직이었기 때문에 작은 조직만이 가진 장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불필요한 규칙과 규율은 만들지 않으려고 경계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창 유행하던 OKR을 생각없이 도입한다든가, 대기업이 사용하는 업무 체계를 적용하지 않도록 신경썼어요. 그러니까 비즈니스 형태와 규모에 맞는 것들을 함께 만들어갔습니다.
저는 알고케어의 주요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봐서 프로젝트를 종료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함께해주면 좋겠다고 정 대표님께서 합류 제안을 주셨어요. 당시엔 얼리스테이지 이후의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 제안을 고사했어요. 그런데 세 차례나 진지하게 함께해주길 제안하시는 정지원 대표님의 열정과 끈기에 감동해서 결국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합류한 이후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을 수행하며 알고케어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한 기간도 잠시 있었지만 제가 꿈꿨던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어요.
처음 입사했을 때 연 매출 500억을 만드는 걸 목표로 잡았습니다. 그 정도만 되면 얼리스테이지 다음 단계까지 성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매출을 발생시키고 처음 커브 곡선을 만드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팀원들 전부 하드웨어 디바이스나 제조업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해보니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너무 어려운 모델이더라고요. 그래도 이제는 잘 런칭해서 3개월 만에 ARR* 1 Million dollars를 달성했습니다.
*ARR, Annual Recurring Revenue, 연간 반복 매출
사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줄 몰랐어요. 대표님이 성과 목표 정하는 거 보고 겉으로는 ‘그래, 해봅시다’라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게 되는 걸 보니까 역시 대표는 대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전히 문제는 산적해 있지만 앞으로 더 정말 시장에 큰 임팩트를 끼치는 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